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퇴근 후 웃고 싶은 사람을 위한 드라마

by 유정 01 2025. 6. 18.

하루 종일 업무와 인간관계에 치이다 보면, 퇴근 후엔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죠. 그럴 때면 저는 습관처럼 리모컨을 집어 들곤 합니다. 머리 쓰기 싫고 감정 소비도 버거운 날, 무거운 드라마나 예능 말고 딱히 설명 안 해도 되는 “내 기분을 조금은 덜어주는 드라마”가 간절하거든요. 이 글은 그런 날 저를 구해준 드라마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실제로 퇴근 후 감정이 지칠 때마다 반복해서 본 작품들을 중심으로, 왜 이 드라마들이 ‘웃음’이라는 감정으로 마음을 풀어줬는지 솔직하게 공유드릴게요.

 

‘유미의 세포들’: 감정을 시각화한, 웃긴 공감 폭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사진

 

어느 날 퇴근 후, 상사에게 혼나고 프로젝트도 엎어져 진짜 말 한 마디도 하기 싫었던 날이었어요. 넷플릭스를 켰지만 뭐 하나 고를 기운조차 없었죠. 그때 ‘유미의 세포들’ 썸네일을 우연히 클릭했어요. 사실 전혀 기대 안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화면 속 주인공 유미는 그냥 ‘나’였어요. 직장생활에 찌들고, 연애에 아파하고,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람. 그런데 그 감정을 표현해주는 게 말이 아니라 감정 세포들이란 캐릭터더라고요. 슬픔, 이성, 감성, 식욕, 사랑 같은 세포들이 유미의 머릿속에서 좌충우돌하는 걸 보면서, 진짜 혼자 웃다가 울 뻔했어요. “아, 나도 지금 저 감정세포가 과로 상태겠다” 싶더라고요.

퇴근 후 아무 말 없이 이 드라마를 보면, 나를 대신해 감정을 정리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한 회 한 회가 짧고 리듬감 있게 흘러가니까 지친 머리로도 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 현실 공감 200% 유쾌함, 이보다 좋은 퇴근 후 처방은 없다고 생각해요.

 

‘일타 스캔들’: 반찬가게 사장과 수학쌤의 티키타카, 생활 밀착 웃음

 

일타 스캔들 사진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정말 우울했던 어느 날, 유튜브 클립 알고리즘으로 ‘일타 스캔들’ 하이라이트가 떠올랐어요. 반찬가게 아줌마랑 수학 강사? 조합이 좀 애매했지만, 그날 따라 그냥 봤죠. 그런데 그 영상 하나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1화를 찾아봤어요. 결과적으로, 정주행 완료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설정보다 사람 냄새 나는 대사와 상황이 진짜 재밌어요. 특히 전도연 배우가 연기한 남행선 캐릭터는 너무 현실적이에요. 진짜 우리 엄마, 이모 같은 느낌. 시장에서 장 보면서도 감정표현은 찰지고, 말투 하나에도 생활감이 묻어나요. 이게 진짜 웃기더라고요.

정경호 배우와의 로맨스도 있지만, 그건 양념이고 진짜 핵심은 일상 속 유머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 보면서 배꼽 잡고 웃지는 않았어요. 대신 피식피식, 진짜 사람 사는 냄새나는 그 감정이 너무 좋았죠.

퇴근 후에 방바닥에 앉아 맥주 한 캔 따고, 이 드라마 한 회 보면 하루치 피로가 사르르 녹아요. ‘진짜 사람 이야기’를 보고 싶은 날엔 이만한 드라마가 없습니다.

 

‘멜랑꼴리아’: 말없이 마음을 감싸주는, 조용한 힐링 드라마

 

멜랑꼴리아 사진

 

제 기준에서 이건 ‘웃긴’ 드라마는 아니에요. 하지만 퇴근 후 아무 말 없이 그냥 화면을 멍하게 바라보고 싶은 날, 그러니까 감정 소모도 힘든 날엔 꼭 이 드라마를 다시 켜게 됩니다. ‘멜랑꼴리아’는 수학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지만, 실제로는 마음을 정리해주는 여백의 드라마예요.

처음엔 ‘수학’이라는 키워드에 거부감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 수학에 트라우마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드라마 속 수학은 숫자가 아니라 감정, 사고, 사람 사이의 거리를 설명하는 언어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교사 역할의 임수정 배우와 학생 이도현 배우의 연기 톤이 잔잔해서, 배경음악과 함께 퇴근 후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울립니다.

실제로 감정적으로 많이 지쳤던 날, 이 드라마를 틀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 있었어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했어요. 크게 웃기진 않지만, 보는 동안 자꾸 입꼬리가 올라가는 마법 같은 작품입니다. 마음이 헝클어졌을 때,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느낌. 바로 그런 드라마예요.

웃음이 필요하다는 건, 결국 그만큼 지쳐 있다는 말 아닐까요? 저는 퇴근 후에 꼭 무언가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그게 습관이 됐어요. 그리고 오늘 소개한 세 작품은 그런 하루 끝자락에 놓기 딱 좋은 콘텐츠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귀엽고 현실적인 감정 정리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사람 사는 냄새나는 유쾌한 현실극, ‘멜랑꼴리아’는 조용히 감정을 풀어주는 감성 힐링물  하루에 한 번쯤, 자신을 위해 미소 지을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리모컨을 들고, 오늘 내 기분에 맞는 드라마 하나 골라보세요. 분명히, 웃음은 피로를 날리는 좋은 시작이 되어줄 겁니다.